당시 머릿속에 각인된 레시피를 옮겨 적으려 할 때 마치 금제라도 걸린 것마냥 기록을 남길 수가 없었다.

그러니 어쩌면 지금의 고통도 그와 같은 일환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자신의 추측이 사실이라면 더 이상 말을 꺼내는 것은 위험했다.

그러는 사이 종훈은 손가락 두 개를 펴 강원의 눈앞으로 가져다 댔다.

강원아 이거 몇 개로 보여?

세 개.

미안. 농담이야.

어느새 마음을 진정시킨 강원은 차분하게 이야기를 꺼냈다.

아무래도 제약이 걸려 있나 봐. 비약의 제조 방법이 유출되지 않게 말이야.

정말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이지만 정기훈 원장은 왠지 자신 때문인 것 같은 마음에 강원에게 사과했다.

미안하구나. 나 때문에 강원이 네가 고통을 겪게 해서. 그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마.

아닙니다. 차라리 이렇게 금제 사실을 알게 되어 다행인걸요. 오히려 자세한 설명을 드릴 수 없어 죄송합니다.

괜찮다. 일단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니까. 그보다 너희가 말한 에너지 워터의 효능이 또 뭐가 있는지 알려 다오. 아 이건 말해도 괜찮으려나?

네. 일단 원장님도 들으셨겠지만 발모와 탈모 방지 효능이 있고요 몸속 노폐물의 배출로 군살이 빠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건 제 추측인데 아마 페로몬 효과도 있지 않나 싶어요.

종훈은 그제야 납득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전날 자신의 파트너인 송지윤이 지나칠 정도로 강원에게 관심을 보인 이유가 비약의 효능 때문이라 여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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