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크로프로그램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사법불신 극복ㆍ사법행정 정상화TF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후속 조치와 관련해 민주당은 국회에서 입법·예산을 통해 남은 과제를 완수하겠다고 했습니다. 정청래 대표는 오늘(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APEC에서 정부가 이룬 합의를 구체적 결과로 실현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대미 투자 관련 특별법을 준비하고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말했습니다.특별법에는 한국은행이 관리하는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을 대미 투자 기금으로 옮겨오는 방식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정청래 대표는 "당 차원에서는 가칭 APEC 및 관세 협상 성과 후속 지원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해당 특위는 당 최고위 의결을 거쳐 출범하는데, APEC 성과를 알리는 전국민 보고대회를 비롯해 다양한 홍보 활동 등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정부가 팩트 시트를 완성하면 정부가 할 일, 국회 협력이 필요한 일 리스트가 정해질 것"이라며 "당정 간 의견 교환이 이뤄지면 이를 중심으로 특위의 지원활동이 집중될 것이다. 특위 운영 기간 등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사진=연합뉴스) 배준우 기자 gate@sbs.co.kr 일러스트 = 변영근 작가 첫 번째 아이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했어.아마 일곱 살 때였을 거야. 단지 안에 있는 작은 피아노 학원에 다니겠다고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한 건 말야. 간판에 적힌 ‘칸타빌레’가 무슨 뜻인지는 몰랐지만 학원 앞을 지날 때면 아이는 늘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선율에 귀를 기울였고, 그건 언제나 바로 옆에 있던 치킨집의 고소한 후라이드 냄새를 이겼지. 아이는 불가사리보다 작은 손으로 바이엘이며 체르니, ‘사랑의 인사’ 같은 곡들을 연주하기 시작했어. 그건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었지.두 번째 아이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했어.와이 시리즈를 열심히 읽었던가, 아니면 그저 닥치는 대로 사달라고 했던가. 어느 날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초록색으로 바뀌길 기다리고 있는데, 아이가 초조한 얼굴로 물었어. 아빠는 몇 살이에요? 나는 아이에게 생긴 숫자 개념을 흐뭇해하며 대답했어. 마흔다섯 살이야. 그러자 아이는 정말로 아까보다 더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어. 아빠 큰일 났어요. 비밀 얘기이기 때문에 그다음은 귓속말로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지. 내용은 이런 거였어. 책에서 봤는데, 서른 살이 넘으면 뇌세포가 다 죽기 시작한대요! 운동을 해야 해요!세 번째 아이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어.그래, 아이돌 말이야. 마침 우리에겐 BTS와 아이브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있었지. 거리를 걸어도, 지하철을 타도, 핸드폰을 열어도, 모든 곳에 아이돌이 있었어. 엄청난 힘을 가졌고, 눈이 부시게 빛났지. 전능, 편재, 광휘. 그들은 정말로 이 시대의 신이라고. 아이는 ‘다이너마이트’를 따라 부르다가, ‘애프터 라이크’의 가사를 외우다가, ‘소다 팝’의 어깨춤을 추었어. 정말이지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나는 따라잡기가 어려웠어. 가수와 노래 이름을 외우는 것만도 벅찬데 그것들을 연결해야 하잖아. 신곡은 또 왜 이렇게 자주 나오는지. 하지만 내가 팀 멤버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노래 제목을 틀리면 그때마다 아이는 핀잔을 주곤 했어. 아빤 그것도 몰라?네 번째 아이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했어.세 살 때였던가, 아이가 갑자기 묻는 거야. 아빠는 가짜예요? 나는 당황했어. 아이는 그냥 직업을 설명하는 작은 그림책을 보고 있었을 뿐이거든. 그땐 아이들이 말을 배울 때 자음을 바꿔 말하기도 한다는 걸 잘 몰랐지. 아이는 책에서 매크로프로그램